[연합뉴스] 엄마 뮤지션이 직접 노래하는 아이와 나…"큰 사랑의 이야기죠"

등록일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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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엄마 뮤지션이 직접 노래하는 아이와 나…"큰 사랑의 이야기죠"

송고시간2021-08-31 17:05



최근 종로구 누상동에서 만난 조동희는 "얼마 전에는 아이가 교복을 입고 운동화 끈을 묶는 사진을 찍으며 '아, 저렇게 컸네'하는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엄마인 뮤지션 11명이 아이와 함께한 자전적 경험, 그리고 아이에게 주는 마음의 편지를 노래로 만들어 모았다.

엄마라는 정체성이 뮤지션의 프로페셔널리즘을 만나 빚어낸 노래들은 따스하면서도 올올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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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희·말로·강허달림 등 11명 뮤지션 참여한 '엄마의 노래'

'엄마의 노래' vol.2 앨범 자켓
'엄마의 노래' vol.2 앨범 자켓

[최소우주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싱어송라이터 조동희의 집 앞에는 빨간 꽃사과가 열리는 나무가 있다.

그의 세 아이가 나무 아래를 오가며 성장하는 동안 덥고 눈 날리는 계절이 숱하게 지났고 그 시간들은 '꽃사과'라는 제목의 노래에 담겼다. "집앞나무 작고 빨간 꽃사과 / 하나둘씩 익어갈 때 / 나는 행복했어 너와 함께 한 / 진공관 속의 투명한 시간들…"

최근 종로구 누상동에서 만난 조동희는 "얼마 전에는 아이가 교복을 입고 운동화 끈을 묶는 사진을 찍으며 '아, 저렇게 컸네'하는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꽃사과'는 경기도어린이박물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발표되는 프로젝트 음반 '엄마의 노래'의 수록곡이다. 엄마인 뮤지션 11명이 아이와 함께한 자전적 경험, 그리고 아이에게 주는 마음의 편지를 노래로 만들어 모았다.

참여한 뮤지션들은 어떻게 한 음반에 모였나 싶게 면면이 빛난다. 재즈·블루스·포크·국악 등 장르도 다양하다.

말로, 박새별, 유발이, 허윤정(블랙스트링), 강허달림이 참여한 1차 음원 다섯 곡이 지난달 29일 먼저 온라인에 공개됐다. 이어 이달 30일 조동희, 융진, 임주연, 박혜리, 장필순의 곡이 추가로 발표됐다.

엄마라는 정체성이 뮤지션의 프로페셔널리즘을 만나 빚어낸 노래들은 따스하면서도 올올이 치열하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조동희는 "뮤지션인 엄마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라고 했다.

그는 "한 곡 한 곡이 올 때마다 찡하고, 그 속의 삶이 보였다"며 "다들 '찐 아티스트'라 믹싱, 마스터링도 오래 걸렸다"고 웃었다.

싱어송라이터 조동희
싱어송라이터 조동희

[최소우주 제공]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엄마의 꿈을 아이와 바꿔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주변의 많은 엄마 뮤지션들이 죄인처럼 미안해하곤 했어요. 음악을 한다고 하면 꿈이자 직업이 아니라 취미생활 하는 것처럼 보는 시선도 많았죠."

조동희 역시 연년생으로 태어난 딸과 쌍둥이 아들을 키우면서 7년간 음악을 쉬었다. 뛰어놀던 아이들의 발길에 아끼던 기타가 부러졌을 때 그도 선택을 했다. 동화를 읽고 동요를 들으며 아이의 눈높이로 함께 노는 나날을 보냈다.

음악을 시작한 지 18년 만인 2011년에야 "경력단절을 단절"하고 첫 솔로 정규 음반을 냈고, 이후 쭉 워킹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아이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 음반으로 내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 다른 엄마 뮤지션들과 뜻을 모았다. 마침 10주년을 맞은 경기도어린이박물관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척시키면서 올해 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갔다.

조동희는 "어떻게 보면 음악을 하는데 제약이었던 조건이 이제 저에게 노래가 된 것"이라며 "저한테는 가장 소중한 앨범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각 트랙에 담긴 엄마 뮤지션들의 모습도 다양하다. 엄마의 시각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내면을 직접 풀어낸 노래들은 그간 흔치 않았기에 더욱 귀하다.

'엄마의 노래' vol.1 앨범 재킷
'엄마의 노래' vol.1 앨범 재킷

[최소우주 제공]

육아로 낮과 밤이 없어지는 변화를 겪던 초보 엄마 박새별은 "나의 낮과 밤은 이제 너의 것이네"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다가 '너의 낮과 밤'이라는 노래를 썼다.

'7월의 꿈'을 쓴 말로는 "7월에 태어나 청소년으로 막 성장한 아이가 미래를 불안해한다. 가벼운 보사노바 리듬으로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지려 했다"고 전했다.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은 딸을 업고 달래며 보았던 라일락 꽃무리의 밤 풍경을 몽환적인 선율로 그렸다.

아이가 부른 노래 파일을 들으며 만든 강허달림의 '러브'(Love)에는 아이의 목소리가 담겼고, 임주연은 아이들이 엄마에게 장난처럼 해줬던 말을 노랫말로 실었다. 장필순도 응원의 마음을 보태 한 트랙에 참여했다.

"각자의 진짜 자기 이야기를 실었잖아요. 어떻게 보면 선의의 경쟁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내가 더 잘해야지'가 아니라 '저 사람은 어떻게 느꼈지? 어떤 육아일까?' 궁금해하며 다른 가수들 노래를 빨리 들어보고 싶어하는 마음이요. 정말 좋은 시너지가 났죠."

싱어송라이터 조동희
싱어송라이터 조동희

[최소우주 제공]

다음 달 CD 발매와 함께 공개되는 11번째 트랙은 조금 특별하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과 함께 일반인 엄마들을 상대로 10주 동안 작사 학교를 열고, 참가자가 쓴 노랫말을 모티브로 자장가를 만들었다. 이 참가자는 공동 작사가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다. 역시 엄마 뮤지션인 비브라폰 연주자 마더바이브가 협연했다.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등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이기도 한 조동희는 참가자들에게 "자기 이름을 말하고, 자기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고서 아이와의 순간, 참가자들의 어머니 이야기 등으로 나아갔다.

"초록빛 새싹 같은 시간이었어요. 참가한 엄마들이 '나로 돌아오는 시간이어서 좋다'는 이야기를 할 때 마음이 찡했죠."

다음 달에는 앨범 참여 뮤지션들의 무대도 있다. 다음 달 25일과 26일에 각각 용인에 있는 경기도어린이박물관과 동두천에 있는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에서 다섯 명씩 공연할 예정이다.

발생하는 음원 수익의 일부는 어린이박물관에 돌아가며 일부 기부도 할 계획이다.

결국 이 음반은 "굉장히 큰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서로 화가 나 있고 적대시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는 앨범이었으면 해요. 누구든 엄마가 있고 아이였던 적이 있으니까요. 이런 크고 원초적인 사랑 노래 속에서 보드라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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